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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가 울리던 교회와 성당의 위치 지도화 종소리로 기억되는 동네 교회, 어디에 있었나?과거 한국의 도심과 마을에는 하루를 열고 닫는 종소리가 있었습니다. 아침 6시, 점심 12시, 저녁 6시 정각이면 울리던 종소리는 동네 주민들에게 시계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종소리는 일상의 리듬이었고, 마치 마을 전체를 하나로 묶는 알림장치 같았습니다. 하지만 도시화와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교회와 성당이 이전하거나 문을 닫고, 종탑이 헐리면서 종소리는 점점 사라졌습니다.이 글에서는 과거 종소리가 울렸던 교회와 성당의 위치를 기록하고, 디지털 지도로 시각화하는 작업을 시도합니다. 서울을 예로 들면, 종로구 익선동의 오래된 성당, 중구 충무로 인근의 100년 넘은 교회 등 도심 한복판에도 종소리가 일상이었던 곳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장소들은 현재 건물은 남아 .. 2025. 6. 30.
한 달 동안 ‘엘리베이터 없는 5층 건물’만 이용해보기 – 계단 100칸 위에서 다시 마주한 나의 생활 –오늘은 한 달 동안 ‘엘리베이터 없는 5층 건물’만 이용해보기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시작은 단순한 궁금증이었다 2025년 현재, 대부분의 도시 주거지에는 엘리베이터가 있다.심지어 5층 이하의 건물도 내부에 ‘소형 리프트’나 ‘외부 승강기’를 추가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하지만 아직도 많은 저층 빌라, 특히 1990~2000년대 지어진 다세대 주택들은엘리베이터 없는 5층 구조로 남아 있다.문득 궁금했다.“요즘 시대에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에서 한 달을 살아보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그렇게 나는 실제로 엘리베이터 없는 오래된 빌라 5층에 방을 구해 한 달간 생활해보기로 했다.가벼운 체험처럼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더 많은 생각과 감각을 남긴 시간이 되었.. 2025. 6. 26.
30년 된 공중목욕탕의 마지막 겨울 – 증기로 지워지는 기억, 마지막 김이 피어오르다 –오늘은 공중목욕탕의 마지막 겨울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사라지는 온기의 공간, 골목 끝 목욕탕 이야기 2025년 1월, 부산 동구 범일동.재개발 예정지로 지정된 이 골목의 끝자락에는 아직도 하루 두 번 연기를 내뿜는 공중목욕탕 ‘삼화탕’이 있다.삼화탕은 1994년 개업해 올해로 정확히 31년째, 오는 봄을 끝으로 폐업을 결정했다.입구 간판의 불빛은 몇 개가 나가 있고, 유리문은 단단한 테이프로 덧대어져 있다.그러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맵싸한 보일러 냄새와 따뜻한 김, 그리고 익숙한 물소리가 반겨준다.하루에 40명 남짓 오는 손님 대부분은 인근 노년층.샤워기보다 손바가지에 익숙한 그들은 ‘목욕’이 아닌 ‘하루의 의식’을 치르듯 이곳에 온다.주인 김정분.. 2025. 6. 26.
도시형 폐가 리포트: 사람은 떠나고 고양이가 산다 – 개발과 방치의 사이, 고양이와 기억이 머무는 공간 –오늘은 사람은 떠나고 고양이가 산다에 대해 이야기 해볼께요.도심 한복판, ‘잊힌 집’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풍경 도시 재개발은 속도전을 방불케 한다.건설 울타리 안에서 삽이 움직이는 순간, 사람과 기억은 모두 철거 대상이 된다.하지만 그 속도에서 비껴나, 애매하게 남겨진 집들이 있다.2025년 현재,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부산 서구 동대신동, 대구 남구 봉덕동 등에는‘계획은 있으나 실행은 미뤄진’ 지역의 폐가들이 곳곳에 방치되어 있다.이들은 더 이상 인간의 주거지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죽은 공간도 아니다.현장을 걷다 보면 독특한 광경이 펼쳐진다.문이 반쯤 열린 대문 너머로 고양이 한 마리가 슬쩍 고개를 내밀고,붕괴된 지붕 아래로는 고사리와 풀.. 2025. 6. 26.
도시 속 방치된 계단 탐방기 – 잊힌 길 위에 남겨진 도시의 결 –오늘은 도시 속 방치된 계단 탐방기에 대해 이야기 해볼께요사람들이 떠난 계단,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도시는 끊임없이 진화한다. 오래된 것이 사라지고, 새로운 구조물이 들어선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무언가 '애매하게' 남겨지는 경우가 있다.낡은 계단이 바로 그렇다.한때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길이었지만, 새로운 도로가 생기고 아파트 단지가 재배치되면서 이 계단들은 경계와 틈의 영역으로 밀려났다.지금은 누가 쓰는지도 모를 길,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않는 통로가 되었지만, 그 자리는 여전히 도시 속에 존재한다.2025년 봄, 나는 그런 계단들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전국을 도는 거창한 계획은 아니었다.단지 내가 사는 동네, 부산의 범일동, 남구 대연동, 연제구 연산동 일.. 2025. 6. 26.
버려진 유원지의 지금 – 사라진 웃음소리, 그 자리엔 바람만 분다 –오늘은 버려진 유원지의 지금에 대해 이야기를 해봅니다.사람 사라진 공간, 그곳엔 기억이 남았다 1980~1990년대는 국내 유원지의 전성기였다. 가족 나들이의 필수 코스였고, 학교 소풍의 단골 목적지였다. 서울의 ‘드림랜드’, 대전의 ‘우암랜드’, 전주의 ‘완산랜드’, 부산의 ‘용당유원지’ 등 지역마다 하나쯤은 존재하던 테마파크들이 시대의 흐름과 함께 조용히 자취를 감추었다.이 유원지들이 쇠퇴한 이유는 다양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위축된 가계 소비, 도시 개발로 인한 부지 축소, 그리고 테마파크의 진화와 경쟁 심화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롯데월드, 에버랜드, 서울랜드처럼 자본과 규모를 앞세운 대형 놀이공원들이 고객을 흡수하면서, 지역 기반.. 2025.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