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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사라진 공중전화 부스 기록 – 잊혀진 공간의 흔적들

by 소하기 2025. 7. 20.

    [ 목차 ]

프롤로그: 한때는 일상의 중심이었던 그 공간

“동전 좀 있어?”
공중전화 앞에서 이런 말을 주고받던 시절이 있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 공중전화는 누군가와 연결되는 유일한 통로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 동네에서 공중전화 부스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있는 듯하면서도 눈에 잘 띄지 않고, 대부분은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다.

그래서 한번 찾아봤다.
“우리 동네엔 아직 공중전화가 있을까?” 그리고 남아 있는 그 흔적들을 따라가 보았다.

1. 사라진 공중전화, 그 자리엔 무엇이 남았을까?

먼저 기억을 더듬었다. 초등학교 앞, 시장 입구, 공원 옆… 예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공중전화 부스가 꼭 하나씩 있었다.

📍 동네 지도 속 흔적 따라가기

  • 구청 앞 – 예전엔 두 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철거되고 자전거 거치대가 생겼다.
  • 지하철역 출구 옆 – 외벽만 남고 내부는 비어 있음. 통신 장비함으로 활용 중.
  • 공원 입구 – 안내 표지판 뒤에 반쯤 가려진 공중전화. 아직도 동전이 들어가는 방식.

사진을 찍어보니,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페인트는 벗겨지고, 유리는 뿌옇게 흐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자리는 낯설지 않았다.
“여기서 누군가 울면서 전화를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왜 사라지고 있는 걸까? 공중전화의 운명

공중전화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에 20만 대 이상 설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2020년 기준으로는 1만 대도 채 남지 않았다.

이유는 명확하다:

  • 휴대전화 보급률 99% 이상
  • 유지·보수 비용 대비 이용률 저조
  • 위치 정보 노출 우려, 범죄 예방 관점에서 철거

최근엔 일부 지역에서 **공중전화 부스를 '미니 도서관'이나 '무더위 쉼터'로 개조**하기도 한다.
KT와 같은 통신사는 일정 기준 미충족 부스를 연차적으로 철거 중이다.

🛠️ 변신하는 공중전화 부스

  • Wi-Fi 공유기+충전기 스테이션
  • 긴급 상황용 112·119 직통 비상벨
  • 지역 아트 설치물 (그래피티나 조형물로 활용)

공중전화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형태로 재해석되는 중인지도 모른다.

3. 공중전화가 남긴 의미 – 연결, 기억, 그리고 공백

어린 시절, 공중전화 앞에서 줄 서던 기억이 있다.
동전을 넣고, ‘땡그랑’ 소리를 들으며 번호를 눌렀다.
시간이 다 되어갈 때 들리던 “10초 후 종료됩니다”라는 안내음성까지도 생생하다.

공중전화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었다.
연결의 상징이었고, 기다림의 장소였다.
전화 한 통에 담긴 마음은 지금보다 더 간절했다.

📸 기억으로 남기기 – 작은 프로젝트 제안

  • 동네에 남아 있는 공중전화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 보기
  • 사진으로 남기고 간단한 메모와 함께 SNS에 올리기
  • ‘나의 첫 전화기록’을 추억하며 짧은 에세이 써보기

디지털 세대에겐 생소한 물건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겐 여전히 감정이 깃든 공간이다.
사라진 자리에 남은 기억들, 그 자체로 충분한 기록이 된다.

에필로그: 그 자리에, 아직 남아 있다

세월은 흘러도 어떤 공간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공중전화 부스는 지금도 그 자리에 조용히 서 있다.
다만 우리가 지나칠 뿐이다.

오늘 집 근처 골목을 산책해보자.
낡은 공중전화 부스 하나가 반쯤 가려진 채 남아 있다면,
그건 단지 시설물이 아닌, 시간이 머무는 장소일지도 모른다.

당신 동네의 공중전화, 아직 남아 있나요?